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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28 에반스 드림걸즈 OST팀 - 가슴 뭉클한, 꿈있는 이들의 공연
2009/04/28 01:17
클럽 에반스에서 <드림걸즈 OST>공연이 있었다. 가끔 눈팅으로 들어가서 무슨 공연하나 보다 괜찮은 밴드다 싶으면 놀러가곤 했는데, 드림걸즈는 영화는 재밌게 봤지만, 뮤지컬 공연에 편승해서 하는 공연이가 싶어 사실 관심도 안 줬다. 그런데 한 두번 공연하다 조용히 사라지는 팀이 아닌 것 같아서 친구들과 번개하는 겸해서 클럽에반스를 찾았었다.
"이거 무슨 공연이냐?"
"나도 몰러. 그냥 가는거지"
"뮤지컬 팀이 와서 하는거 아냐? 뮤지컬 홍보차?"
"몰러; 우리가 뭐 언제 알고 갔어?"
뭘 같이 간 사람들 모두 그래도 '그 바닥'에서는 음악 좀 (?) 했다는 사람들이고, 음반과 DVD도 있지만, 사실 한국 밴드에 대해서 관심은 많지 않았다. (여전히 홍대에는 크라잉넛과 장기하 처럼 미디어 타는 팀이나 알지 공연 위주로 하는 팀은 잘 모른다) 이 날도 일부러(?) 큰 기대는 가지 않고 클럽 에반스를 찾았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남자 셋이 온 그룹은 우리 밖에 없다. 우리는 스스로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Guys"라고 위로 하고 있었다.
9시가 좀 넘어서 밴드와 그녀들이 나왔다. 시작부터 만족스럽다. 자작곡 <Welcome>으로 시작하는데 쿵빡이 잘 맞는다. 게다가 눈이 휘둥그레지는 건 여자드러머 홍선미 라는 여성드러머! , 그런데 그녀는 댐핑이 장난이 아니다. 온 몸으로 치는 것도 아닌 손목으로만 치는 편이었는 댐핑은 정말 기가 막혔다. 원래 어레인지 된 드러머(임용훈)의 제자라는데, 제자가 이 정도면 스승은 장난이 아니겠구나 싶다 (실제로 그 다음 주 상상마당에서 크리스탈 레인과 같은 무대에서 공연할 때 스승을 보니 그는 댐핑의 왕이었다 ㅎㅎ)
베이스는 홍세존, 클럽에반스의 주인장이면서 대학강사로 출강하기도 하는 그는 사실 나중에 검색을 해서 알았지만 굉장히 유명하다고 ... ㅎㅎ 사실 연주에서 연륜이 묻어나서 놀랐다. 물론 동네 아저씨 같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쉽게 지울 수 없었지만,,, 역시 음악은 드럼과 베이스의 쿵팍이 맞아야 산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깨닫게 해준 연주였던 것 같다.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를 수록 연주에서 느껴지는 "흥"을 지울 수 없었다.
기타의 김태환은 Sparrow라는 밴드에서 역시 기타를 치고 있(다)는데, 돈 그로쉬 기타를 치는 독특한 외모의 기타연주자 였다. 중간 중간 나일론 기타로 연주하는 것도 참 좋더라, 사실 드림걸즈 음악에서 기타의 역할은 다른 장르에 비해서 아주 큰 편은 아니라서 아쉽긴 했다. 중간 중간 솔로가 있긴 했다. (상상마당에서는 소리가 거의 안 들려서 아쉬웠어요~ 그리고 톤도 에반스 톤이 훨씬 낫더라고요 )
피아노의 이진영은 검색에서 나오는 게 없다;;; (다이나톤 사장이 나오고 그랴;;; 설마 사장님이신가?) 기억에 남는 건, 22살에 싱글이고 신앙 좋은 남자면 된다는 공개구인(?) ㅎㅎㅎ 귀여운 외모에 연주도 잘 하고 멋지시던데 (팬 할까? 므흣하구나! ) 건반 솔로에서 마치 프로그레시브 유행하던 시절의 연주를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 (상상마당에서도 똑같이 연주해서 고건 좀 아쉬웠지만 ㅋㅋ)
키보드 노현주는 The Cat House에서 키보드로 이미 활동한 바가 있어 검색엔진도 많이 나온다. ㅎㅎㅎ 브라스가 중요한 역할인 드림걸즈 음악에서 건반하나로 브라스 역할을 다 커버한 (그리고보니 브라스를 제대로 들었다는 느낌이 안 드네??? 내가 놓친거 겠지?;;) 장본인이 아닌가 싶다. (아, 글고 보니 내 관심사는 리듬악기 쪽에 가있어서, 건반을 잘 못 들은거 같다, 아쉽네)
일단 밴드의 연주가 먹어주니 흥이 안 날 수가 없다. 드림걸즈 OST라고 해서 100% 카피는 아니었다. 약간의 편곡들이 있었고, 건반 곡을 나일론 기타로 연주한다거나 하는 식의 변화를 주기도 했다. 일단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최대한 원곡에 충실하려고, 그리고 편곡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 그리고 보니 주인공들이 드림걸즈 얘기를 안 했는데,
이 분들은 사실 유명한 분들은 아닌 것 같다. (일단 내가 모르면 미디어에 나오는 사람은 아닌 게 분명하고, 검색해도 안 나온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지만, 드림걸즈 뮤지컬 팀의 노래와 비교하면 아직 2%부족한 느낌이 든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더욱 비교되는 것은 무대매너나 안무일 텐대, 관객들과 아이컨택에도 어색하셨고, 엉킨 마이크 줄을 풀기에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이들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충분했다". 드림걸즈 음악을 소화하기에 충분했고, 그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을 흥에 겹게 만들기 충분했고, 노래의 가사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그저 그들보다 조금 더 잘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 굳이 줄세워 놓고 1등, 2등 매길 때 줄 맨 앞이 아닐 뿐이지, 세 명의 목소리는 충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의상도 맞춰 입은 덕에 (상상마당에서 입었던 의상이 더 예뻤어요 ㅎㅎ 머리도!) 트리오같은 느낌도 더 많이 들고 안무도 열심히 연습했는지 노래에 착착 맞춰 추는데 '충분히' 흥겨웠다.
이쯤에서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처음 에반스에서 이 공연을 봤을 땐, "기획"이 훌륭한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연주도 괜찮았고 노래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 공연이 에반스의 다른 공연과 다른 점은,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것이었다. 새삼스럽게 "참여"라니?라고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전에 '그루브 하우스'가 공연할 때, '이영경 트리오'가 연주하던 날은 나는 그들의 공연에 참여할 만한 구석이 별로 없었다. 물론 따라 부르라고 하기도 하고 "예이 예이 예이~"를 따라 외치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의 "참여"는 드림걸즈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내가 처음 듣는 음악(내가 모르는 노래)은 아무리 연주를 잘 해도 그 감흥이 잘 전달되지 않기 마련이다. 게다가 라이브 크럽의 열악한(?) 음향 시스템, 공연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심지어 음악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연주한다는 것은 관객들이 공연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노래를 따라부른다거나 그 정도까지는 힘들어도 부분 부분 외마디라도 흥얼거리는 것은 그렇지 못 한것과는 정말 차이가 있다. 관객은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가수와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다. (자기가 주인공이 될는 듯 한 착각) 그리고 위에서 말한, 열악한 음향조건도 따라 부를 수 있는, 혹은 익숙한 노래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족한 연주는 자기 머리 속의 가상의 악기가 연주를 메꿀 수도 있고, 음악을 들을 때도 듣고 싶은 악기만 골라서 들을 수도 있다. 앞으로 전개될 연주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미 알고 있는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좋은지, 더 엄밀히 말해서 "쉽게 다가 갈 수 있는지", "호응을 불러 일으키는데 얼마나 편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이 공연은 정말 "기획"을 잘 한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원곡의 저작권이 드림걸즈에 있을테니, 이 밴드는 아쉽게도 음반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만약 낸다고 해도 한곡당 수백 만원 씩 하는 저작권료 문제를 해결해야 정식으로 음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그들의 편곡이 멋들어져도 잘 모르는 사람들 귀에는 그 편곡이 그 편곡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기만의 브랜드를 갖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공연 중에 이런 생각만 한 것은 아니었다.
클럽 에반스에서 본 이후, 상상마당을 내 발로 찾아가 다시 공연을 본 이유는 따로있었다.
에반스에서의 공연에서, 드림걸즈는 앵콜곡으로 "거위의 꿈"을 불렀다. 드림걸즈의 노래가 아니라 "거위의 꿈"이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몇 초간은, 참도 엉뚱하다 싶었다. 드림걸즈 앵콜곡이 거위의 꿈이라니...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르는 그녀들의 눈시울이 적셔올 때 쯤 깨달았다. 이 노래는 그냥 노래가 아니라 그들의
"신앙"이라는 것을,,, 아직은 검색결과에 나오지 않는 그녀들이지만, 화려한 조명과 무대와 ENG카메라 앞에서 춤추는 대중가수들은 아니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이렇게 열심히 무대를 불태우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다았을 쯤, 가슴 뭉클한 무엇을 느꼈다.
상상마당에서도 그녀들은 역시 거위의 꿈을 부르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이 밴드와 그녀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카피밴드는 원래 안돼, 힘들어. 내가 해봐서 아는데~ 안돼. 이런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거들랑 철저히 무시해버리고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끝까지 지금의 겸손한 마음으로 무대를 빛내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드림걸즈 이름을 쓰지만 드림걸즈 같은 분열은 상관없는 그런 팀으로 계속 홍대 앞과 더 나아가 많은 곳에서 연주해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합니다. 홍대에 괜찮은 연주, 공연 찾으시는 분은 드림걸즈 한번 꼭 보세요 ^^
출연진>>>
Vocal 윤성하, 나은미, 김현미
Piano 이진영
Keyboard 노현주
Guitar 김태환
Bass 홍세존
Drums 임용훈, 홍선미
Guest Vocal 권태현
클럽에반스 홈페이지: http//www.clubevans.com
(드림걸즈는 홈페이지가 없는 것 같아서 ;;; 에반스 주소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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