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2 19:09
12월 31일, 전주 35사단 신병교육대대 3중대 3소대 9생활관에서는 167번 훈련병 김정우가 내무실에서 쭈그려 앉아서 저녁점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해의 마지막을 군대(같지도 않은 훈련소)에서 보낸다는 마음에 모두들 신세한탄을 하고 있었고, 사실 나도 약간은 그런 원망도 있었지만,,, 매년 해왔던 것 처럼, 2008년의 10년 뉴스와 2009년의 5대 소망을 적어보기로 했다. (사실, 지독히도 할일이 없었기에 ;;; )
2008년 10대 뉴스
하나. Donor
2008년부터 나라의 부르심을 받고 국가 경제를 위해 일하는
근로소득자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벌어서 Donation을 하는
떳떳한(?) Donor가 되었다. 소득의 2/10 이상을 Donation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감사히도 이 작정을 2008년 내내 지킬 수 있었다.
월드비젼 해외아동후원 프로그램도 가입했다. 에디오피아에 사는 시멜리스 키디스트와 "연"을 맺게 되었고, 북한어린이 돕기 프로그램도 가입했다.
2009년에는 소득도 늘고 Donation도 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비는 줄이고 저축은 늘렸으면 ㅋㅋㅋ)
둘. 이사
옛날 집이 좋았던 것은 서울이지만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과 봄이면 라일락 향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안 좋은 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집에 담고 싶은 모든 가치'를 담았다고 광고하는 새집에 이사온 뒤로는 감기 한번 안걸리고 겨울을 날 수 있어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편한 집에 오래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건 내 힘과 노력으로 얻은 집이 아니라 아버지가 육십 평생 공무원 생활하시면서 모은 돈으로 얻은 집이니깐 ...
셋. 저축, 그리고 펀드
2008년 초 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1800선을 오갔다. 붕붕 날던 주가는 2008년 중반부터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추락했고 내가 가입했던 일명 "스타펀드"들도 반토막 났다. 하하하하 - 직접투자 좀 해본답시고 넣어놨던 돈들은 삼분의 일 토막도 났다. (아직도 못 팔고 그냥 놔두고 있다) 한달 월급 고스란히 날리고 얻은 교훈,,,
신문기사는 믿지 말자 ㅋㅋㅋ
내 재무 포트폴리오 중에 가장 빛 나는 것은 여전히 상호저축은행 적금이다.
(이자율 7.1%)
넷. 치아교정
아,,, 정말 못나도 이렇게 못 날 수가 있나. 물려받은 것 중에 가장 최악인 것이 바로 이 이빨인데, 스물 다섯 될 때까지 이래 살다가 드디어 칼을 댔다. (생 니를 네개 나 뽑았으니 칼을 댄게 맞다). 그리고 시작한 교정, 생 니 뽑을 때보다 더 많은 돈이 흘렸고, 10개월 할부는 어느새 다 갚았다. ;;; 근데 이거 진도가 영 안나간다. 서른 될 때까지 교정기 꼽고 있어야 하나?
근데, 쌍커플은 성형이라 하는데, 치아는 왜 교정이라고 하는거지? 치아도 엄밀히 따지면 성형이지 뭐 ,,,,
다섯, 소개팅
난, 소개팅 따위는 제 앞 가림 못 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하하하 ... 그러던 내가 평생 처음으로 소개팅을 했는데, 나름 꾸미고 가꾼다고(?) 든 돈이 얼마였던가, 핸드폰 요금도 그 해 최고로 많이 나왔었다. 그리고 실연의 상처도 컸다. 흑흑흑 ...
소개팅은 제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여섯, 회사 그리고 워크샵
정말 열심히 했다. 아,,, 정말 열심히 했고, 열심히 한 만큼 성취감을 얻어보고 싶었다. 2009년 워크샵에서 3타임 내리 PT를 했고, 마지막 신규사업PT에서 경영진들을 고무시킨 PT를 했다. "올 해 신규사업 투자는 없다"고 못 박고 시작한 워크샵인데, 워크샵 마지막 PT에서 "이건 된다"로 사장님이 박고 시작한 "못"을 뽑았다. 그리고 지금, 기대했던 것 보다는 좀 느리지만 그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뿌듯하고만 ... ㅎㅎㅎ
일곱, Community
그간 약간은 폐쇄적인 관계를 해온 건 아닐까하는 반성이 있었다. 내게는 정말 많은 YWAMer들이 있지만, 결국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신사마(신형덕 교수님의 추종자들 모임?)클럽, 동교동 모임(매력 덩어리 사람들 ㅎㅎ), YWAM 커뮤니티의 하위 커뮤니티이겠지만 CWteam OB모임 (난 막낸데 왜 맨날 돈을 내지?), 화곡고 동창모임(야,,,, 우리 좀 자주 보자), 그리고 홍익대 YWAM Elder(ㅋㅋ 그래봤자 우린 3명) 이런 커뮤니티들을 열심히 관계했던 것 같다. 사실 좀 더 폯을 넓혀가야할 텐대,,, 라는 생각이 들고, 한 편으론 욕심이 너무 많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 밖의 관계를도 사실 많지만 일일히 다 적는건 ,,,
연애대상 수상식에나 할 일인 것 같고 ...
여덟, 별보고 나가서 별보고 들어오기
2008년, 뭘 공부할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네트워크"쪽 공부를 시작했다. 뭐 대단히 열심히 한 건 아니었지만, 관련 책 한권을 독파했다 ! (놀라군 후후후 ) 그리고 C언어도 앞 부분을 독학을 했다. (아직까진 쌩 기초 ;;;) 그러나 혼자 공부 하는건 초의지박약인인 나에게는 좀 무리인지라, 결국 근로자환급제도가 있는 영어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매일 5시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서 6시 20분 수업을 듣는 강행군을 했다. 으아 -- 환급 100% ! (출석 80%이상 해야 환급해준다 ) 여름에도 어둑어둑 한 그 시간에 나가곤 했는데,,, 정말 장하긴 장하다.
근데 영어가 팍 늘은 것 같진 않은 것이 ,,, ,흠 ... 영어가 목표가 아니라 환급이 목표가 된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하지만 요즘엔 영화보면 번역이 의역된 것들을 캐취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후후후. 이젠 ABC뉴스를 정복하자.
아홉, 등록
커뮤니티에 대한 필요성은 아빠도 느끼고 계셨는데, 이사와 함께 새로운 교회를 등록했다. 4주간의 제법 길고 긴 지루한 교육시간을 통과하여 정식교인이 되었는데,,,, 그 후로 아버지는 남전도도회 모임은 안 나가신다. ;;; 그래도 아버지가 형식적으로나마 교회에 등록하신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그리고 지금도 매주 아침 아빠와 나는 1부 예배를 드리고 무교동 북어국을 먹곤 한다. 지극히 반복적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참 감사한 일이 아닌가?
열, 훈련소
아,,,, 정말 춥고 더럽고 배고픈 곳이었다. 지금은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정말 그곳은 그러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예배를 드리러 발맞춰 가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뛰고 설레는지,,, 빼앗긴 자유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나? 어째든 이젠 나도 군대 얘기에 젓가락 하나 올릴 정도는 된다. ㅎㅎㅎ 그곳에서 만난 조교님한테 편지쓰겠다고 약속했고, 난 우리 형한테 미쳤냐는 소리를 들었지만 약속은 지켰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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